이재용 '집유' 불구 삼성 '불안'… "끼워맞추기 수사 우려"

자존심 구긴 검찰, 노골적인 '삼성' 때리기에 '보복성 수사' 논란
'소송비 대납-조세포탈-횡령' 의혹 흘리기… "이번에도 결정적 증거는 없어"

윤진우 기자 2018.02.12 07:06:0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경찰이 조세 포탈과 횡령 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입건한 데 이어 검찰이 다스 미국 소송비용 대납 의혹을 앞세워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삼성 안팎에서는 "항소심 판결로 자존심을 구긴 검찰이 보복성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다스를 수사하던 검찰은 이달 초 삼성이 BBK 투자금 반환 소송비용을 대납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이학수 전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의 자택과 삼성전자 수원 본사, 서초 사옥, 우면 R&D 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2008년 그룹 내 주요의사 결정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이 회장은 삼성 법무팀장이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200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2009년 8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던 이명박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인이던 이 회장의 도움이 절실했고, 그해 12월 올림픽 유치등의 명목으로 특별사면을 허가했다.

검찰은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을 대납한 정황과 이 회장의 특별사면이 연계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대납 시점이 특별사면 직전이었다는 사실에 집중해 대가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삼성이 30억원대의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비슷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초 이건희 회장의 탈세 정황을 포착한 경찰은 최근 이 회장을 피의자로 인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삼성 총수 일가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를 삼성물산 법인자금으로 대납한 혐의(특가법상 횡령)를 확인했다. 또 해당 혐의를 조사하던 중 4000억원대의 이 회장 차명계좌를 포착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삼성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재계를 중심으로 "검찰이 끼워 맞추기식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 다스가 선임한 미국의 에이킨검프는 세계 36위 초대형 로펌으로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1998년부터 법률 자문을 받아왔던 곳이다. 단순히 같은 로펌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용을 대납했다'고 의심하는 건 끼워 맞추기식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또 잘못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사법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지난 정권을 지우기 위해 10년 전 일을 들춰내 기업을 옥죄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검찰은 10년 전 일을 확인한다면서 3년 전 문을 연 삼성 R&D센터를 압수수색해 뒷말을 남기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삼성을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예상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이고 악의적일지는 몰랐다"며 "항소심 선고 후 사흘 째부터 삼성이 연일 수사 선상에 오르고 있다. 잘못한 일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지만 증거와 법에 따른 정당한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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