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900억+증자 1000억'…대유위니아 '동부대우 M&A' 최종 승자

매각가 이견, 베스텔 엔텍합 잇단 낙마, 대유 어부지리

김희진 기자 2018.02.09 11:07:54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본계약은 9일 오후 중 체결될 예정이다. ⓒ 각 사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한다. 앞서 이란 엔텍합, 터키 베스텔 등 각국 1~2위를 다투는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렸던 대유가 기회를 다시 잡았다.

대유는 DB그룹과 KTB 프라이빗에퀴티 등 동부대우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 100%를 900억원에 매입하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는 대유위니아의 모기업인 대유그룹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본계약은 9일로 예정돼있다.

인수조건은 당초 매각가로 알려졌던 1600~1800억원보다 훨씬 낮아졌다. 1000억원 후반대의 매각가는 FI의 본전을 찾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었다. FI는 DB그룹이 대우일렉을 인수할 당시 135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에 5년치 이자를 합한 FI 본전은 1900억원 정도다.

앞서 우선협상자로 거론됐던 엔텍합의 경우 매각가에서 FI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엔텍합 측은 실사를 통해 알게 된 부채 등에 부담을 느껴, 가격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해외업체인 엔텍합 입장에선 가격뿐 아니라 광주공장 인수, 직원 고용 보장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엔텍합과의 협상 결렬로 FI 측도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하루빨리 매각을 성사해 손을 털고자 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썰렁한 인수전 분위기로 후보자 중 '최약체'로 여겨졌던 대유가 결국 승자가 됐다. 앞서 대유는 동부대우 경영 정상화를 위해 700억원을 선투입하고, FI 지분을 3년 내 인수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순위에서 밀려난 바 있다.

크게 낮아진 조건으로 대유는 큰 부담 없이 덩치 세 배에 이르는 동부대우를 품에 안게 됐다. 최근 기준 대유의 연 매출액은 5000억원 대, 동부대우 매출은 1조8000억원 대 수준이다.

대유 측은 동부대우 광주공장 인수, 직원 고용 보장 등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유가 매각 초기부터 강조해온 자사의 강점이다. 광주에 공장 두 곳을 보유하고 있는 대유는 동부대우와 같은 지역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대유는 동부대우 인수를 통해 '종합 가전사 도약'의 꿈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김치냉장고 딤채가 주력제품인 대유는 딤채에 연 매출 60%가 집중돼있다. 이에 제품군 다각화, 매출 쏠림 해결은 등은 대유의 제1의 숙제였다. 특히 동부대우가 가진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하면 해외 진출까지 쉬워져 1석 2조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초기 때만 해도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대유가, 해외 기업의 포기로 유리한 위치로 올라서게 됐다"면서 "대유 입장에서는 제품 다각화, 해외 영업 등으로 덩치를 키울 기회가 될 것이며, 동부대우에서는 자금 측면에선 손해를 보더라도 광주공장 유지, 직원 고용 보장 등의 문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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