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號, 롯데지주 출범…지배구조·경영권 '일석이조'

자산 6조 및 42개 자회사 거느린 순수지주회사 탄생
가치경영실 등 6개실로 구성, 임직원 170여명 근무

이대준, 엄주연 기자 2017.10.12 17:32:12

 

▲황각규 롯데 경영혁신실장(롯데지주 대표이사)이 롯데지주 출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뉴 롯데'가 본격 출범했다. 자산 6조 규모의 롯데지주는 42개 자회사를 거느린 순수지주회사다. 롯데지주의 탄생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일 롯데를 분리하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와 합병해야 하는 것과 금융계열사 정리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롯데그룹은 1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롯데지주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큰 목표 아래 이뤄졌다. 롯데그룹은 기존 75만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됐다. 한일 롯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베일 속에 가려진 대기업으로 유명했다.


4차례에 걸쳐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진 덕분에 순환출자 고리가 50개까지 줄었고, 이번에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13개로 줄었다. 롯데지주 밑으로 42개 자회사가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봉철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은 “지주사로 전환됨에 따라 자회사들은 독립적 의사결정, 핵심사업 집중 투자, 책임경영 및 효율성 극대화 등이 기대된다”며 “지주회사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구조조정과 핵심가치 전파 등의 역할을 함으로써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빠른 시간내에 28개의 자회사를 추가로 편입해 자회사를 7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내년 3·4월까지 나머지 순환출자 고리 13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현금출자와 분할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금이동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경영혁신실장)는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갖는 위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세대, 신동빈 회장의 원리더 체제 공고해져


롯데지주 출범은 지배구조 개선 이외에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지주사 전환하는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의 합병 비율을 반대하며 대부분의 계열사 지분을 처분했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보유지분율은 0.3%에 그쳐 13.0%를 확보한 신동빈 회장과 더 이상 지분대결을 할 수 없게 됐다.


즉,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을 공고히 하면서 원리더 위상을 확립했다. 개인으로 신동빈 회장이 롯데지주의 최대주주이고, 한일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더하면 더욱 경영권이 탄탄해졌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 13.0%, 신격호 명예회장 3.6%, 신동주 전 부회장 0.3%,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0% 등 오너일가 지분율이 18.9%에 이른다. 이외에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이 27.2%이고, 일본 롯데홀딩스는 보유지분이 4.5%에 그쳐 일본기업이라는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롯데 재단도 5.0% 지분을 보유해 롯데 관련 보유지분은 총 55.6%에 이른다.  


지주사 전환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이끈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를 추켜세웠다.


이날 오후에 비공개로 진행된 지주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의 출범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조해나갈 롯데의 비전을 알리는 시작”이라며 “향후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신격호 총괄회장님께서 이루신 업적 위에 뉴 롯데가 세워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총괄회장님께서는 50년 전 ‘기업보국’이라는 신념으로 롯데를 세우셨고, 그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통과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뉴 롯데의 초석이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공고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 호텔롯데 상장과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 등은 남은 과제

 

 

▲ⓒ정상윤 기자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지난해 6월 추진하려다가 실패한 호텔롯데 상장이 절실하다. 호텔롯데는 한일 롯데를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와 합병해야 한일 롯데가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면세점이 부진해 지금 당장 호텔롯데를 상장하기란 어려운 형편이다. 이봉철 부사장은 “호텔롯데 상장은 사드 문제 등이 겹쳐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열사 정리도 필요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거느릴 수 없어 보유 지분을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쇼핑은 롯데캐피탈 지분도 22.36%를 보유한 2대주주다. 롯데푸드는 롯데캐피탈 지분 1.76%를, 롯데칠성음료도 롯데캐피탈 지분 1.52%를 갖고 있다.


즉,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는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팔아야 한다.


이에 대해 이봉철 부사장은 “8개 금융계열사가 롯데지주 밑으로 들어왔다”며 “중간금융지주사법이 통과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허용이 안될 경우에는 매각이나 합병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 한 뒤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롯데지주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봉철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권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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